최근 외식 물가가 치솟으면서 도시락을 싸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려는 직장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CU·GS25 등 국내 주요 편의점의 도시락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0.7~48.2% 늘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 탓에 ‘런치플레이션(런치와 인플레이션의 합성어)’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관련기사)
그런데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국내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한 하루 권장 섭취 제한량의 60%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시락의 가격대가 높다고 해서 영양의 질이 더 나은 것도 아니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은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연구팀이 국내 5대 편의점 기업의 도시락 총 71개 제품의 가격대별 영양의 질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21일 밝혔다.
시판 편의점 도시락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1325㎎이었다. 한끼를 편의점 도시락으로 대체하면 나트륨을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한 하루 나트륨 섭취 제한 권장량인 2000㎎의 60% 이상을 섭취하는 셈이다. 일반 밥이 아닌 볶음밥이 담긴 편의점 도시락의 나트륨 함량이 특히 높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편의점 도시락 제조업체는 자사 제품의 볶음밥에 들어가는 양념 또는 조미료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흥미로운 건 편의점 도시락의 가격이 높다고 해서 영양이 더 우수하거나 건강에 이로운 것은 아니었다는 점이다. 편의점 도시락의 가격이 100원 증가할 때마다 에너지 함량은 약 9㎉씩 증가했다.
개당 가격이 4200원 이하와 4300원 이상∼4,500원 이하인 제품들 중 60% 이상이 영양 기준을 4가지 이상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격이 4600원 이상인 편의점 도시락들 가운데 영양 기준을 4가지 이상 충족한 제품은 1/3 수준에 그쳤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높은 가격이 편의점 도시락 제품의 영양의 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는 편의점 도시락을 선택할 때 가격보다는 식품의 다양성이나 영양표시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 건강한 도시락을 고르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