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를 박차고 올라 우주를 향해 날아오를 누리호는 한국형 우주발사체(KSLV) 계획의 두 번째 프로젝트에 해당한다. 기술적으로 누리호의 모태가 된 첫 발사체(KSLV-I)가 바로 나로우주센터(외나로도)의 이름을 딴 나로호다.(관련기사)
(출처 : 한국일보)
나로호는 2009년, 2010년, 2013년 세 차례 발사된 저궤도 소형위성 발사체다. 거의 대부분 기술을 국내에서 해결한 이번 누리호와 달리 로켓 기술강국 러시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2단 로켓 중 1단 로켓은 아예 러시아가 제작을 전담하기도 했다.
로켓 제작과 발사 기술을 러시아에 많이 의존하면서, 여러 문제점이 빚어지기도 했다. 러시아 측이 기술협정 비준을 미루면서 발사 일정이 지연됐고, 러시아 사정으로 로켓 연소시험 일정 등을 변경돼 예정된 발사일이 미뤄지는 일도 있었다.
나로호는 2009년 8월 1차 발사, 2010년 6월 2차 발사가 모두 실패하면서 큰 시련을 겪기도 했다. 2차 발사 2년 7개월 뒤인 2013년 1월 3차 시도에서 비로소 발사를 성공시켰다. 당시 나로호 3차 발사는 바로 한 달 전 북한의 은하 3호 발사보다 느린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누리호는 10년 사이 거의 모든 장비ㆍ시스템을 국내 기술로 해결하면서도 괄목상대할 만한 발전을 이뤄냈다. 일단 크기와 탑재중량 면에서 나로호와 비할 바가 아니다. 나로호에는 100㎏ 정도 무게의 위성을 실을 수 있었지만, 누리호의 탑재중량은 그 15배에 이르는 1,500㎏이다. 누리호가 목표로 하는 고도 역시 600~800㎞로, 나로호(300㎞)보다 2배 이상 높이 올라갈 수 있다. 나로호는 33.5m 길이에 140톤의 무게였으나, 누리호는 47.2m에 200톤으로 훨씬 커졌다.
엔진이 낼 수 있는 힘 면에서도 큰 성과가 있었다. 나로호는 총 2단 엔진(1단 액체, 2단 고체)으로 구성됐으나, 누리호는 3단 엔진을 갖추게 됐다. 나로호의 1단 엔진 추력은 170톤 정도였지만, 누리호는 75톤 짜리 엔진 4기를 엮어(클러스터링) 총 300톤의 힘을 낼 수 있다. 이런 성과를 위해 투입된 예산은 총 1조 9,572억원으로 나로호(5,205억원) 때의 4배에 이른다.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의 시련과 도전을 딛고 발사대에 우뚝 선 누리호가 이번에 무사히 700㎞ 궤도에 도착해 탑재 위성을 예정대로 내보내게 된다면, 한국은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우주궤도에 띄워 올릴 수 있는 7번째 나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