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 2급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원숭이두창이 코로나19, 홍역 등과 같은 관리 체계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시 개정이 완료되기 전까지 질병청은 원숭이두창을 1급 감염병에 해당하는 신종감염병증후군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관련기사)
2급 감염병은 전파 가능성을 고려해 발생 또는 유행 시 '24시간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이다. 코로나19도 2급 감염병이다. 코로나19는 1급 감염병으로 관리되다가 지난 4월 25일부터 2급 감염병으로 하향 조정됐다.
1급 감염병은 발생 또는 유행 '즉시' 신고해야 하고, 음압 격리와 같은 높은 수준의 격리가 필요하다는 점이 2급 감염병과 다르다. 에볼라바이러스병, 두창, 페스트, 탄저, 사스, 메르스, 신종인플루엔자 등이 1급 감염병이다.
코로나19 외 2급 감염병으로는 결핵, 수두, 홍역, 콜레라,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세균성이질,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A형간염, 백일해, 유행성이하선염, 폴리오, 수막구균감염증, 폐렴구균감염증, 한센병, 성홍열, 풍진 등이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원숭이두창은 심각도와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1급으로 지정될 감염병은 아니지만, 격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2급으로 지정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1급 감염병으로 지정되기에는 치명률이 높지 않고 음압 격리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2급 감염병 지정이 적절해 보인다는 견해를 밝혔다. 비풍토병 지역에서 원숭이두창의 치명률은 1% 안팎으로 알려졌다.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들어온 뒤 유럽, 북미, 중동, 호주 등에서 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6일(현지시간) 기준으로 비풍토병 지역 23개국에서 257건의 확진 사례와 최대 127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비풍토병 국가의 사망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럽이나 미국에 많이 오가는데, 입국을 차단하거나 발생 국가에서 원숭이두창이 종식되지 않는 한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