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여파로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뮤직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무섭게 성장하면서 국내 음원업계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 토종 업체들은 오디오북, 명상 서비스 등 사업을 다각화하며 탈출구 찾기에 분주하다.(관련기사)
국내 음원 플랫폼인 플로의 무제한 음악 듣기 사용권은 월 1만900원인데 어떤 경로로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고객이 플로 앱과 홈페이지에서 구매하지 않고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결제하면 1,600원이 더 비싸다. 구글 인앱결제를 하면 최대 30%의 수수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음원업체들이 가격을 올린 것
글로벌 영향력이 막강한 구글은 다음달부터 인앱결제를 적용하지 않는 업체들을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할 예정이다. 울며 겨자먹기로 토종 업체인 플로와 바이브는 플레이스토어 이용권 가격을 15% 가량 올렸고, 멜론과 지니뮤직 역시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런 틈을 타 구글이 운영하는 유튜브뮤직이 무서운 성장세로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지난 2019년 60만명에 불과했던 유료 구독자는 3년 만에 50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월 이용자 수 기준 시장 점유율은 2위까지 올라섰다.
구글이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는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이용하게 하는 등 끼워팔기를 비롯해 저렴한 가격으로 마케팅한 결과 토종 음원 플랫폼 사용자들이 크게 줄어들었다. 국내 음원업계는 이중고를 호소한다. 월 1만450원의 유튜브프리미엄 서비스는 유튜브에서 광고를 제거하기 위해 이용하는데 유튜브뮤직이 공짜로 제공된다. 국내 음원 플랫폼업체들은 월 1만원 안팎에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슷한 가격에 광고 없는 유튜브 시청과 음악 서비스까지 제공하다 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국내 업체들이 밀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관련기사)
구글의 이같은 유튜브프리미엄 서비스 정책은 국내 서비스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다. 광고 없는 유튜브 서비스만 선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구글은 해외에서는 동영상 서비스와 유튜브뮤직 서비스를 분리하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에 대한 반독점 이슈가 항상 제기되는 것은 구글의 서비스가 흥하면 관련 산업 자체가 악영향을 받거나 결국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당국 역시 이같은 상황을 면밀히 살펴 구글의 플랫폼 독점과 지배력 전이 문제를 눈여겨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도 구글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관련 상황을 파악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유튜브뮤직 끼워팔기 논란이 경쟁 제한성이 있는지는 따져봐야 할 문제"라며 "현재 음원 플랫폼 업계 전반을 모니터링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