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MZ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가 인기다카테고리 없음 2022. 4. 20. 11:21728x90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주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박재범 소주'로 불리며 연일 품절 대란을 빚고 있는 원스피릿츠 원소주가 전통주로 인정받은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출처 : 이데일리)
주세법상 전통주로 분류되면 주세 감면과 온라인 판매 허용 등 혜택이 주어지는데 그동안 시중에 유통된 우리 쌀로 빚은 소주, 막걸리 등은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류업계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현행 주세법에 따르면 전통주는 △주류 부문의 국가 또는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하는 주류 △주류 부문의 대한민국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 △농업 경영체 및 생산자 단체가 직접 생산하거나 주류 제조장 소재지 관할 또는 인접 시·군·구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주 원료로 제조하는 주류 등 3가지 항목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주류를 의미한다.
문제는 세 번째 조건이다. 한 지역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사용하기만 하면 당장 오늘 술을 만들어도 전통주가 되기 때문이다. '힙한 전통주'라는 다소 이질적인 수식어와 함께 지난달 25일 출시된 원소주도 마찬가지다. 양조장이 강원도 원주에 위치해 있고 100% 원주에서 생산된 쌀만을 사용해 제조하는 주류라는 점에서 전통주로 분류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전통주라고 하면 한 지역에서 대대손손 내려오는 양조법과 노하우로 만든 술을 의미하는 게 일반적인데 이제 막 탄생한 술이 어떻게 전통주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또 기존의 지역 소주는 생산지와 그 일대에서 판매돼 지역 특산품 성격이 강하지만 원소주는 온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지역 소주와는 결이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물론 원소주는 전통적인 양조법을 사용해 제조된다. 쌀을 이용한 발효주 막걸리를 만든 뒤 다시 열을 가해 내린 증류식 소주이고, 옛 선조들이 장이나 김치를 보관했던 옹기 항아리를 이용해 술을 숙성시킨다. 하지만 같은 옹기 숙성 전통 증류식 소주인 '화요'나 100% 국내산 쌀을 주 원료로 사용하는 국순당 우리쌀 생막걸리 '우국생', 출시된 지 수십 년 된 '장수 생막걸리', 국민 소주나 다름없는 '참이슬' '처음처럼' 등은 쌀의 산지가 여러 지역에 걸쳐 있어 주세법상 전통주로 인정받지 못했다. 국산 위스키를 표명하는 '골든블루'도 마찬가지다.
이 같은 전통주 분류 체계는 지역 농업과 식품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한 지역에서 생산된 쌀만으로는 주류를 대량 생산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의 전통주를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려면 대량 생산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주세법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치명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세법에 따르면 약주·청주·과실주는 30%, 소주·위스키 등 증류주는 72%의 주세가 부과되는데 전통주의 경우 세율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또 전통주는 일반 주류와 달리 온라인 판매도 가능하다. 청소년 보호 명목하에 주류는 원칙상 온라인 판매가 불가능하지만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통주에 한해 제한을 풀어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