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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을 냉동 보존한 이유카테고리 없음 2021. 11. 18. 10:31728x90
냉동인간은 영생을 살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까? 22일 방송된 SBS 스페셜 여름 특집에서는 '불멸의 시대 2부: 냉동인간' 편이 방송됐다. 냉동 보전은 무엇일까? 로버트 에틴거에 의해 처음으로 제시된 인체 냉동보존술. 그는 미래의 기술로 사망 후 냉동 보존된 사람을 살려낼 수 있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관련기사)
현재 세계 곳곳에 잠든 냉동인간은 대략 600여 명. 그런데 1호의 냉동인간이 탄생하고 반세기가 지난 오늘 깨어난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냉동인간 신청자는 약 3천 명으로 늘었고 관심을 갖는 이들은 점차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언론을 떠들썩하게 만든 주인공, 국내 냉동인간 1호 신청자 김정길 씨. 그는 암으로 숨진 80대의 노모를 냉동인간으로 보존했다. 그는 앰뷸런스를 타고 가는데 어머니가 차가 흔들릴 정도로 몸부림을 치며 아직 가기 싫다고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어머니의 삶의 의지를 확실히 느꼈고 이에 냉동 보존을 결정했다는 것.
1차 냉동 처리 후 모스크바로 모신 어머니의 냉동 보존 계약기간은 100년. 김정길 씨는 그 시간 동안 해동 기술과 혈액암 치료법까지 개발되길 빌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현지에서 보내준 영상으로 어머니의 시신이 보존된 냉동 탱크를 확인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지만 자신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았다. 그는 "돌아가셨다고 생각하지 않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어머니를 다시 만난다면 잘 잤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국내 1호 냉동인간 신청자 김정길 씨는 "지금은 해동 기술이 없지만 일단 저렇게 보존해서 미래 의술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다"라며 "100% 회생한다, 부활한다를 바라는 게 아니라 1%라도 가능성이 있는 것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당장 불과 몇 년 전 현재가 어떻게 될지 몰랐던 자신을 돌아보며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여전한 희망을 걸고 있었다.
이러한 냉동 보존을 원하는 이들 중 일부는 전신이 아닌 뇌만 냉동 보존할 것을 신청했다. 그중 한 명인 크리스틴 피터슨은 기술적인 이유로 신경조직 보존을 신청했다며 젊고 건강한 몸에 자신의 뇌를 이식해 새로 태어나는 것이 가능하다고 믿고 있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어머니도 냉동 보존했는데 언젠가 어머니가 깨어났을 때 자신이 곁에 있다면 함께 파티를 할 것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냉동보존을 통해 새 삶을 사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을까? 이에 전문가는 "사망 선고가 내려져서 사회적인 죽음을 맞았는데 다시 살아나면 출생 신고를 할 거냐, 사회적 지위를 그대로 부여할 거냐"라며 "그렇게 되면 죽음에 대한 기준, 민사법까지 다 바꿔야 한다"라고 현실적인 지적을 했다. 그리고 냉동 보존에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데, 이에 다시 살고 영원히 사는 것은 부자들의 특권이라는 시선도 지우기 힘들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리화 기술은 난자나 단세포 등 조직이 아주 작을 때 쓰는 것이다. 그런데 수십억 개, 아니 수조 개의 세포가 있는 몸을 어떻게 유리화하냐"라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또한 유리화 냉동이 되지 못했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는 뇌 손상이라 강조했다. 더불어 "동물 실험도 전혀 안 된 기술로 사람을 냉동하는 것은 돈벌이, 사람들 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라며 냉동 보존에 대한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