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고차 진출 공식화.. 독과점 문제일까?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 진출 문제를 놓고 중고차 매매업계와 팽팽히 맞선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관련기사)
현대차는 사업 목표와 방향을 함께 제시하며 중고차 시장 투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지만, 중고차 매매업계는 '독과점' 현상이 불 보듯 뻔하다며 생태계 독식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현대차 인증중고차 가상전시장 내 '온라인 도슨트 투어 서비스' 콘셉트 이미지.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성능검사와 수리를 거친 인증중고차(CPO·Certified Pre-Owned)만 시장에 공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5년, 10만㎞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국내 최대 수준인 200여개 항목의 엄격한 품질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과한 차량만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관련기사)
아울러 고객이 타던 차량을 매입하고 신차 구매 시 할인을 제공하는 보상 판매 ‘트레이드 인(Trade-in)’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현대차는 소비자와 판매자의 정보 비대칭 탓에 대표적 ‘레몬 마켓(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으로 여겨지는 중고차 매매 환경 개선에도 나선다.
구입하려는 중고차의 성능, 침수 및 리콜 여부, 적정가격, 허위매물 가능성 등의 정보를 분석하는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가칭 중고차연구소)’를 만든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중고차 매매업계는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면 중고차 매입 과정에서 독과점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현대차가 인증 중고차만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매입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완성차 업체가 중고차 물량을 대거 확보할 경우 중고차 매매업계는 버틸 힘이 없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고차 매매업계는 현대차가 밝힌 '트레이드 인'프로그램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트레이드 인은 고객이 타던 차를 팔고 신차를 구매할 경우 신차를 할인해 주는 일종의 보상 판매 프로그램으로 중고차 처리와 신차 구입이 '원스톱'으로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중고차 매매업계 측은 트레이드 인 구조가 중고차 물량이 현대차에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 '불신'도 완성차 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는 데 힘이 실리는 이유 중 하나다. 허위·미끼 매물이나 사고·침수 이력을 조작한 차량의 판매가 이뤄지는 중고차 피해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소비자 권익과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